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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현병에 걸리고 나서부터 허영생의 팬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전에는 허영생에게 호감은 있었지만 팬질을 하지 않으려고 생각했으며, 팬질을 하는 것은 내 학업과 진로를 위해 방해가 되기 때문에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허영생의 팬이 되기로 결정한 이유는 허영생에게 받은 은혜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조현병 약을 꾸준히 먹기로 결심하는 데 허영생은 큰 영향을 줬다. 기성용과 허영생이 아니었다면 나는 약을 꾸준히 먹지 않고 조현병의 재발을 반복하여, 지금보다 상태가 더 안좋아지거나 직업재활이 더 늦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을 직접 겪고 정신병원에서 조현병에 걸린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조현병 환자는 종교를 믿거나 주위 사람들(특히 남친)을 사랑하는 것보다, 연예인이나 스포츠맨을 좋아하는 게 정신건강상 더 이롭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허영생을 좋아하는 건 이제 그에게 느끼는 개인적인 호감을 넘어서서 내 정신건강을 위해 내려야 할 전략적인 판단이었다. 허영생의 팬질은 내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이라 판단하고 그를 최종적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허영생의 팬이 되기로 결심했던 건 순전히 내 이기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말일까? 내 이기적인 판단 뿐이었다면 난 약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난 조현병의 증상이 한창이었을 때, 약을 안 먹었을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기 때문이다. 나는 조현병의 증상이 즐거움과 행복(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환청과 망상)이었고, 조현병의 증상으로 세상이 아름답게 변했다고 좋아하는 철없는 환자였다.

그래서 결국 허영생의 팬이 되기로 결심했던 이유는 어떤 면에서 보면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내 정신건강상의 이득과는 관계없이, 내 팬질이 남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으며 조현병 환자는 팬질의 자격이 없다고 판단(이 부분은 <C000017> 에서 언급하겠다 - * <F000202> 에서 다시 언급했다.)하여 의도적으로 허영생을 멀리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마음대로 되지 않겠지만.

 

 

2018년 9월 22일, PM 4:3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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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해냥이 2021.09.27 1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영생님에 대한 팬심이 조아하자님의 인생에 긍적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네요 :-)

    • BlogIcon 조아하자 2021.09.27 2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지금 시점에서는 탈덕을 결심했습니다. 허영생이 싫어서는 아니고, 제가 가수 허영생에게 피해를 줄까봐 탈덕했습니다. 결국은 조현병이라서 탈덕하게 된 것이죠.

  2. BlogIcon Ron👑 2021.10.11 1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헛..
    허영생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네요😅😅

    심오한글 잘보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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